주식투자나 트레이딩을 하는 개인들은 매매기법을 절대무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검증이 되었든 그렇지 않든) 주식 고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매매기법을 내가 알면 나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몇 십만원에서 몇 백만원까지 돈을 주고라도 그 기법을 알려고 한다.
나도 그랬다. 적지 않은 돈을 '이것 또한 투자다'라는 생각으로 고수들의 강의를 찾아 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멈추게 되었는데, 기법을 찾아다니는 것에 중독된 '나'를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딘가에 주식 절대비기가 있을거야.' '나도 그 비기를 알면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거야.'라는 만화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해봤던거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세상에 그런 비기는 없다고. 그리고 그런 비기가 있다고 한들 그것을 알아볼 안목과 그것을 사용할 내공이 대부분은 없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주식 매매기법에 대한 환상이나 믿음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아래의 내용을 조금만 더 읽어봐주길 바란다.
매매기법의 한계점
주식 매매기법이라는 건 많은 한계가 존재하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차트상에서만 주어지는 지표들의 조합이라는 것이다. 뉴스나 재무, 기타 이슈들에 대한 해석은 주관적인 영역이라서 정형화할 수 없다. 그래서 객관화 된 숫자들과 차트의 패턴으로만 기법이라는 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나도 차트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긴 하지만 다른 정보들과 믹스해서 판단한 후 최종적으로 매수를 결정한다. 단순하게 차트로만 매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주식에서 '직감'이라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요소가 생각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매매기법이 통하지 않는 시장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주식강의를 꽤 들어본 사람들은 공감할거다. 배운대로 했는데 언제는 수익이 잘 나다가, 언제부터는 손실만 커져가는 상황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럴 때, 또 다른 기법을 배우러 돌아다니기도 한다.) 시장은 항상 변한다. 그리고 그 시장 상황에는 꼬리표가 붙어있지 않다. 즉, 내가 배운 매매기법이 바로 지금 시장에 잘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고, 직접 해보고 나서 결과로써만 추후에 판단할 수밖에 없다. 매매기법에만 목을 매면 안되는 절대적인 이유다.
마지막으로는, 배운대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쉽게 얘기해서 우리가 손절원칙을 세우고 지키겠다고 다짐하지만 손절을 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다.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 처음에는 배운 매매기법대로 하다가 수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그 시간이 길어지면 배운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넣어서 매매하게 된다. 또한 매매기법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나는 경우가 많아지면 아예 그 기법을 버려버리기도 한다. 비싼 돈을 주고 배운 기법임에도 버릴 때는 가차없다. 이런 어리석음의 기저에는 '매매기법은 100%에 가깝게 수익을 내야한다.'라는 믿음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
매매기법의 필요성
누군가가 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매기법을 (돈 주고라도) 배울 필요가 있느냐?"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조건부로 "그렇다"라고 말하겠다. 그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1. 주식을 처음 접하는 경우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매매기법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매수, 매도 타이밍과 원칙을 배우는 것은 주식을 처음 시작한 후 가장 빠르게 수익을 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주식에 어느 정도 경력이 있고 수익을 내 본 사람들이 매매기법을 만들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정형화 된 케이스를 익혀야 응용이 가능하다. 완전 처음부터 맨 땅에 헤딩하기 보다는 그래도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쌓아 놓은 방법을 돈으로 사는 것은 나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요즘에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무료로 풀려있는 기법이나 정보들도 무궁무진하다.)
2. 매매원칙을 어기지 않는 경우
기법에서의 매매원칙을 정말 철석같이 지킨다면 승산은 있다. 위에서 말한대로 배운 원칙을 그대로 계속 지켜가며 매매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수, 매도, 손절, 비중조절 등 기법의 모든 요소를 잘 지킨다면 큰 손실 없이 조금이나마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사기꾼의 기법이 아니라 검증된 사람들의 매매기법이라면 가정하에 그렇다.)
3. 절대적인 기법은 없다고 믿는 경우
이 세상에 계속 수익을 내는 매매기법은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진짜 믿어야 한다. 결국에는 매매기법에서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창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법이랄 것도 없다. 그저 지지와 저항, 이평선과 추세정도만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지표는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정보들이다. 주식 고수들에게 "왜 매수(매도)하셨어요?"라고 묻는다면 의외로 "오를 것 (내릴 것) 같아서요"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정형화된 정보들에 의한 판단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직감'이 주식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직감'은 '많은 경험들'에 의해 형성된다. 여기서 '많은 경험들'을 마구잡이식으로 맨 땅에 헤딩하며 쌓기 보다는 잘하는 사람들의 매매방식(기법)을 통해 쌓아가는 게 빠른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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